"계약서 하나 쓰면 되는 거 아닌가요?"라는 말을 쉽게 합니다.
하지만 실제 분쟁은 바로 그 '하나'를 제대로 안 써서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.
말로 다 정했으니 괜찮겠지, 서로 아는 사인데 굳이 써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지만, 계약서에는 반드시 명확하게 기재해야 하는 기본 항목들이 있습니다.
이번 글에서는 일반적인 거래, 업무, 공동작업, 프리랜서 계약 등에서 반드시 포함해야 하는 핵심 조항 5가지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.
1. 계약 당사자 정보 – 누구와 계약하는지를 명확히
가장 기본이자 가장 중요합니다. 계약의 주체가 누구인지 분명히 해야 나중에 책임 소재도 확실해집니다.
- 개인이면 이름, 생년월일, 주소, 연락처
- 사업자면 사업자명, 사업자등록번호, 대표자명, 주소, 전화번호
또한 계약 상대방이 본인이 아닌 대리인이라면, 위임장이나 위임 사실 확인이 필요합니다. 회사 직원이라도 대표자 위임 없이 체결하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.
2. 계약 목적과 내용 – 무엇을 위해 맺는 계약인지 구체적으로
계약서에는 어떤 내용을 주고받기로 했는지 그 목적과 범위를 상세히 적어야 합니다. 막연히 "홍보물 제작 계약"이라고 쓰는 것보다 "2024년 6월까지 ○○업체의 로고 및 브로셔 제작"이라고 구체적으로 쓰는 것이 좋습니다.
예를 들어:
- 프리랜서 계약이라면 작업 범위, 납품 형태, 수정 횟수 포함
- 임대차 계약이라면 어떤 물건을 어떤 조건으로 빌려주는지
명확하게 적어야 이후 분쟁 시 "그건 계약에 없었다"는 식의 주장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.
3. 금액 및 지급 조건 – 언제, 어떻게, 얼마를 지급하는가
가장 민감한 부분이지만, 그래서 더 명확히 정해야 할 항목입니다.
- 총금액과 세금 포함 여부 (부가세 포함/별도)
- 지급 일정: 선금, 중도금, 잔금 여부
- 지급 방법: 계좌이체, 현금, 수표 등
- 지연 시 이자 또는 책임 규정
또한 갑작스러운 일로 계약이 파기될 경우 위약금, 환불 조건도 함께 명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.
4. 계약 기간 및 해지 조건 – 언제까지 유효한지, 중단은 어떻게 하는지
계약 기간이 명확하지 않으면 해지나 자동 연장에 대한 해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. 다음 내용을 꼭 포함해 주세요.
- 계약 시작일과 종료일
- 자동 연장 여부
- 중도 해지 조건: 어느 쪽이, 어떤 사유로, 어떻게 해지할 수 있는지
예를 들어, "계약 상대방의 귀책 사유가 있는 경우 7일 이내 서면 통보 후 계약 해지 가능" 같은 문구를 넣으면, 불리한 상황에서 빠져나올 근거가 됩니다.
5. 분쟁 발생 시 처리 방법 –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
가장 안 쓰고 싶은 조항이지만, 실제로 가장 쓸모 있는 항목입니다.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어디에서 어떻게 해결할지를 미리 정해두면, 분쟁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.
- 분쟁 발생 시 우선 협의로 해결하되,
- 해결이 안 될 경우 관할 법원은 ○○지방법원으로 한다
또는 중재기관 이용 여부, 손해배상 방식, 계약 해지 후 정산 기준 등을 함께 명시하는 것도 좋습니다.
보너스: 꼭 명시하면 좋은 기타 조항
- 비밀유지조항 (NDA) – 작업 내용 유출 금지
- 저작권 귀속 – 결과물의 소유권이 누구에게 있는지
- 계약서 원본 수 – 각자 1부씩 보관
- 서면 변경 원칙 – 전화나 문자로 변경된 사항은 무효 처리
계약서 한 줄, 한 문장이 나중에는 분쟁을 막는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.
마무리
계약서는 법률 전문가만 써야 하는 문서가 아닙니다. 누구든 기본적인 구조만 이해하고 있다면, 실생활에서도 스스로 작성하거나 검토할 수 있습니다.
서로 믿고 시작하는 일이더라도, 그 믿음을 서류로 남겨야 책임과 권리를 분명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.
이 글이 계약서를 써야 할 상황에 놓인 분들에게, 최소한의 기준을 세울 수 있는 도움말이 되었기를 바랍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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